[인터뷰 내용]

☎ 왕상한 > 포천 빌라 살인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피의자인 이모씨와 큰 아들에게 거짓말탐지기를 동원한 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이들의 진술이 진실에 가깝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남편이 10년 전에 자연사를 했다고 주장한 진술, 이것이 진실일 확률이 높다는 뜻이 되는 건데 그동안 오락가락 진술했었기 때문에 이를 믿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참으로 고민이 되는 상황이었죠. 이 결과 거짓말탐지기의 조사 결과 이거 어떻게 믿어야 되는 걸까요. 33년 동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심리연구실장을 지내신 분입니다. 최효택 거짓말탐지검사관 연결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효택 > 안녕하세요.

☎ 왕상한 > 연구실장을 33년 동안 하신 것은 아니었죠?

☎ 최효택 > 네, 네.

☎ 왕상한 >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33년 동안 근무를 하셨고요.

☎ 최효택 > 네.

☎ 왕상한 > 이 거짓말탐지기라는 것이요. 각종 사건의 얘기가 나올 때마다 등장을 하는 내용인데 이게 조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집니까?

☎ 최효택 > 보통 그 피의자들이 진술이 신빙성이 없거나 또 진술을 좀 확인을 해봐야 될 필요가 있을 때는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많이 의뢰를 하죠.

☎ 왕상한 > 그 얘기는 진술의 내용을 기계에 연결시켜놓고 보게 되면 그것이 거짓이다, 진실이다, 이걸 기계가 알아내는 모양이죠?

☎ 최효택 > 예, 알아낼 수 있죠.

☎ 왕상한 > 어떻게 알아냅니까?

☎ 최효택 > 사람들이 보통 우리가 거짓말을 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뭐 불안, 긴장, 초조, 이런 공포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만 그에 수반되는 자율신경계 영향이 있기 때문 우리 인체는 생리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생리반응을 우리가 기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래프를 보면 이 사람의 진술이 거짓인지 또는 진실인지 판단할 수 있죠.

☎ 왕상한 > 그 얘기는 진술하는 사람이 정상인일 경우에 탐지기가 제대로 작동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최효택 > 네, 당연하죠. 검사 받는 사람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정상적인 상태에 있을 때 검사를 진행해야 높은 정확도를 우리가 얻어낼 수 있습니다.

☎ 왕상한 > 그러면 만약에 검사대상이 되는 사람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면 검사결과가 정확하지 않겠네요?

☎ 최효택 > 그건 제정신이 아니거나 이런 경우에는 우리가 검사를 진행해선 안 되고요. 부득이하게 그런 사람을 모르고 검사했다면 그건 결과를 신뢰할 수가 없죠.

☎ 왕상한 > 그리고 제정신이라고 하더라도 소위 그 기계까지 속일 수 있는 그 뻔뻔한 사람은 없습니까?

☎ 최효택 > 사람이 기계를 속인다는 것은 불가능하고요. 다만 거짓말 자체가 그 사람에게 어떤 중요한 어떤 문제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는 어떤 책임이 있어야 되거든요. 처벌을 받는다든가 경제적으로 상당한 불이익을 초래한다든가 이러한 거짓말일 경우에는 자율신경계 영향은 반드시 받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라도 그것은 반응이 다 걸립니다.

☎ 왕상한 > 그렇군요. 자, 그러면 이번에 포천빌라 살인사건에서요. 이모 여인과 큰 아들이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한 조사를 받았다는 거죠.

☎ 최효택 > 예.

☎ 왕상한 > 그런데 그 진실에 가깝다는 반응이 나왔다는 건데 이 결과는 어떻게 보세요?

☎ 최효택 > 글쎄요. 제가 그 검사한 자료나 이런 걸 지금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말씀드리긴 곤란합니다만 그 진실반응에 가깝다고 나왔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죠. 이 사람이 자포자기 상태에서 전혀 어떤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나 이런 게 없을 경우에는 반응이 잘 안 일어날 수가 있고요. 또 하나는 자기의 주장이 진실이거나 그럴 경우에는 반응이 안 나올 수 있는데 아마 어떤 면에서 그렇게 반응이 나왔는지는 제가 답변 드리기가 곤란하네요.

☎ 왕상한 > 또 한 가지 가능성은 그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닐 경우도 포함시켜야 되지 않을까요?

☎ 최효택 > 그렇습니다. 건강상태나 이런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지극히 우리가 정상인으로 볼 수 없을 경우에는 검사 결과에 영향을 충분히 미칠 수가 있습니다.

☎ 왕상한 > 그런데 보도에서는 이모 여인이 지금 진술도 오락가락하고 있고 상당히 공황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했어요.

☎ 최효택 > 네.

☎ 왕상한 > 이건 제대로 된 조사였을까요?

☎ 최효택 > 아니 조사는 의뢰할 수가 있습니다. 하는데 우리가 검사를 하기 전에 그 사람으로 하여금 사전면담을 통해서 검사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인이 있나 없나를 우리가 사전점검을 하거든요. 그걸 다 통해서 검사를 해도 별 문제가 없겠다고 판단될 경우에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그것은 뭐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 왕상한 > 그런데 좀 전에 사람이 기계를 속일 순 없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그 말씀은 거짓말탐지기가 사람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최효택 > 예, 기계는 거짓말을 안 하는 거죠.

☎ 왕상한 > 그렇죠. 그런데 그 기계를 속일 수 있지 않느냐는 거죠.

☎ 최효택 > 기계를 속인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속이는 거죠. 검사관을 속여야 되는데 그러니까 검사를 속이려고 이제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그 전문가 입장에서 봤을 때 도저히 속일 수 없는 질문을 우리가 구성하는 거거든요.

☎ 왕상한 > 예컨대 어떤 겁니까?

☎ 최효택 > 가령 이를 테면 그 질문 자체가 어떤 질문자와 대답자의 그 해석이 동일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각각의 해석이 서로 다른 질문을 하게 되면 그건 이제 결과가 엉뚱하게 나올 수 있거든요.

☎ 왕상한 > 예컨대 진행자는 남자입니까? 여자입니까? 이렇게 물어본다는 뜻인가요?

☎ 최효택 > 아니죠. 그러니까 한 가지 해석이 가능한 질문을 해야 되지 질문의 해석이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면 질문자는 이런 각도로 질문을 했는데 받는 사람은 다른 생각으로 받아들이면 그건 엉뚱한 결과가 나오게 되죠.

☎ 왕상한 > 그렇겠죠.

☎ 최효택 > 그렇게 해선 안 되고요. 이제 그 우리가 검사관이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검사를 진행하면서 피검사자로 하여금 반드시 이 사람은 이 거짓말, 즉 이 사건에 대한 거짓말 이외에 다른 역량으로 자극을 줘선 안 되거든요. 그렇게 해서 철저하게 우리가 진행을 한다면 기계는 속일 수가 없죠. 거짓말 자체가 자신에게 뭔가 그 불이익이 초래되는 그런 거짓말일 경우에는 그건 반드시 다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고요. 예컨대 우리가 이제 선의의 거짓말, 자기 자신에게 뭐 큰 데미지가 없는 그런 거짓말까지는 한계가 있는 거죠.

☎ 왕상한 > 자, 그래서 거짓말탐지기의 그 효과를 제대로 본 사건이 있었습니까?

☎ 최효택 > 네, 많죠.

☎ 왕상한 > 그렇습니까? 가장 최근 것은 어떤 것이 있죠?

☎ 최효택 > 저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제가 퇴직 전에 한 사건이 있는데요. 동업자간에 자기 자산이 약 200억 정도 되는 자산을 동업자 한 사람이 자기 거라고 우긴 거예요. 서류상 완벽하게 돼 있으니까. 그런데 이제 이 사람이 자기재산을 뺏길 이유가 없죠. 그래서 검찰에 고발을 했는데 수사과정에서 오히려 이 고소인이 무고죄로 기소돼서 재판을 받고 있는 거예요.

☎ 왕상한 > 고소인이요<